하나님의 은혜와 거룩
하나님의 사랑은 완전합니다. 성경이 그분의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은혜는 하나님이 자격과 공로 없는 사람에게 베푸시는 선하신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훨씬 높으신 분이시지만, 자신을 낮추셔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은혜는 단순히 하나님이 가끔 베푸시는 선물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본래 은혜로우신 분이며, 자신의 존재 방식 자체가 은혜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죄가 있는 곳에서도 물러서지 않으시고, 오히려 죄를 이기시는 은혜로 나타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는 결코 죄와 타협하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나타납니다. 거룩은 하나님이 죄와 악에 대해 분명하게 “아니오”라고 말씀하시는 방식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죄를 그대로 두지 않으십니다. 때로는 우리를 책망하시고 징계하시기도 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그가 사랑하시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거룩은 은혜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심판하시면서도 죄인을 구원하시는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이 두 가지가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 사건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의
하나님의 사랑은 또한 자비로 나타납니다. 자비는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을 향한 깊은 연민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고통을 멀리서 바라보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것을 마음 깊이 느끼시는 분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죄를 미워하신다고 말하지만, 동시에 죄인을 불쌍히 여기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와 그로 인한 비참함을 보시며 불쌍히 여기십니다. 이 자비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실제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분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의 고통 속으로 직접 들어오셨고, 우리가 져야 할 죄의 짐을 친히 짊어지셨습니다.
이 자비와 함께 나타나는 것이 하나님의 의입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의를 단지 죄를 벌하시는 공정한 정의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죄인을 단지 심판하시는 분이 아니라, 죄인을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방식으로 자신의 의를 드러내십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죄에 대한 심판을 실제로 행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심판은 우리에게 직접 내려진 것이 아니라, 우리 대신 그리스도에게 내려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시면서도 동시에 죄인을 용서하실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의와 자비가 하나로 만나는 자리입니다.
하나님의 인내와 지혜
하나님의 사랑의 또다른 완전성은 그의 인내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보시면서도 즉시 세상을 멸망시키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세상을 붙드시고, 우리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약함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능력의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시며, 우리를 지탱해 주십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시간을 주시는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회개하기를 기다리십니다. 그러나 그 기다림의 근거는 우리의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의 역사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내와 관련된 완전성은 그분의 지혜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의 모든 행동에는 의미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변덕스럽게 행동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무엇을 하시는지, 왜 하시는지 잘 아십니다. 우리가 당장 이해하지 못할 때에도 하나님의 행동은 무작위가 아니라 지혜로운 계획 안에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지혜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지혜는 세상적인 권력과 성공을 추구하지만, 하나님의 지혜는 십자가에서 나타납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하나님은 세상을 구원하시는 가장 깊은 지혜를 보여 주셨습니다.
이 모든 완전성은 서로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은혜와 거룩, 자비와 의, 인내와 지혜는 서로를 설명하고 완성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거룩함 없이 이해될 수 없고, 하나님의 의는 자비 없이 이해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나타납니다. 우리는 인간적인 개념이나 추상적인 정의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완전한 사랑에 대해 온전히 보게 됩니다.